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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 조로아스터교에 대한 심화 연구

** 참고**

아래 내용은 천국과 지옥, 과연 누가 먼저 설계했을까? 조로아스터교의 실체와 영향력을 작성하기 위해 조사한 기초 자료 입니다. (스크롤 압박 있음)

2. 기원의 수수께끼: 자라투스트라와 고대 이란의 종교적 배경

2.1 예언자의 연대기: 언어학적 증거와 역사적 재구성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 자라투스트라(그리스어: Zoroaster)의 생존 연대를 확정하는 것은 고대사 연구의 가장 난해한 과제 중 하나이다. 이는 그가 남긴 텍스트인 『가타(Gathas)』가 역사적 사건이나 왕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초시간적 찬가이기 때문이다. 학계의 논의는 크게 '전통적 연대설'과 '언어학적 조기 연대설'로 양분된다.

2.1.1 전통적 연대설과 그 한계

조로아스터교의 중세 전승인 『분다히쉰(Bundahishn)』 36장은 자라투스트라의 연대를 알렉산더 대왕의 페르시아 정복(기원전 330년)으로부터 258년 전, 즉 기원전 588년경으로 기록하고 있다. 3 이 연대는 그를 아케메네스 왕조의 초기 왕들, 혹은 키루스 대제 직전의 시기와 연결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되었다. 19세기와 20세기 초반의 일부 학자들(예: W.B. Henning)은 이 연대를 지지하며 자라투스트라가 기원전 6~7세기의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연대 설정은 후대 사제들이 세계 역사 12,000년 주기를 맞추기 위해 인위적으로 산정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더욱이 고대 그리스의 저술가들(크산투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은 자라투스트라를 트로이 전쟁보다 5,000년 전, 혹은 크세르크세스 침공보다 6,000년 전의 인물로 묘사하여 그를 신화적 태고의 현자로 인식했음을 보여준다. 5

2.1.2 언어학적 분석에 따른 조기 연대설 (기원전 1200~1000년)

현대 학계의 지배적인 견해는 언어학적 증거에 기반하여 자라투스트라의 연대를 기원전 2000년기 후반으로 상향 조정한다. 자라투스트라가 직접 지은 것으로 간주되는 17편의 찬가 『가타』의 언어(고대 아베스타어)는 인도의 가장 오래된 경전인 『리그베다(Rigveda)』의 언어(베다 산스크리트어)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3 두 언어는 공통 조상어인 원시 인도-이란어(Proto-Indo-Iranian)에서 분기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형태적 특징을 공유한다. 예를 들어, 산스크리트어의 's'가 아베스타어에서는 'h'로 변화하는 규칙적인 음운 대응(예: Soma → Haoma, Asura → Ahura)을 제외하면 문법 구조와 어휘가 거의 일치한다. 『리그베다』의 성립 시기가 일반적으로 기원전 1500년에서 1200년 사이로 추정되므로, 이와 언어적으로 동시대적인 『가타』 역시 기원전 1200년에서 1000년 사이, 늦어도 기원전 1000년경에는 성립되었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4

또한 『가타』에 묘사된 사회상은 정주된 제국이나 도시 국가가 아닌, 유목 목축 사회의 특징을 강하게 띤다. 텍스트에는 금속 무기나 전차에 대한 언급보다 가축의 약탈을 근절하고 목초지를 보호해야 한다는 호소가 주를 이룬다. 이는 자라투스트라가 이란 부족들이 중앙집권적 국가를 형성하기 이전, 청동기 시대 말기나 철기 시대 초기의 부족 사회에서 활동했음을 시사한다. 3

2.2 지리적 배경: 아리야넴 바에자(Airyanem Vaejah)와 중앙아시아

자라투스트라의 활동 무대는 아베스타에서 '아리야넴 바에자(아리아인의 땅)'로 불리지만, 그 구체적인 위치는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러나 지리적, 언어적 단서들은 동부 이란 및 중앙아시아 지역을 가리킨다.

  • 동부 이란 기원설: 아베스타어는 동부 이란어군에 속하며, 경전에 등장하는 지명들(예: 헬만드 강, 하문 호수 등)은 오늘날의 아프가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그리고 이란 동부의 시스탄(Sistan) 지역과 일치한다. 7 서부 이란의 메디아나 페르시아 부족에 대한 언급이 전무하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 고고학적 연계: 러시아 고고학자 빅토르 사리아니디(Viktor Sarianidi)는 박트리아-마르기아나 고고학적 복합체(BMAC, c. 2200-1700 BCE) 혹은 야즈 문화(Yaz Culture, c. 1500-1100 BCE)를 초기 조로아스터교의 요람으로 지목했다. 3 특히 BMAC 유적에서 발견된 불 제단과 하오마 의식의 흔적은 자라투스트라 이전의 종교적 관행이 이미 이 지역에 뿌리내리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2.3 자라투스트라 이전의 종교와 개혁의 본질

자라투스트라의 종교 개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반발했던 기존의 인도-이란 다신교 전통을 파악해야 한다.

  1. 다이바(Daeva) 숭배: 자라투스트라 이전의 이란인들은 자연의 힘을 의인화한 여러 신들, 즉 '다이바(인도-이란어 *daiva, 산스크리트어 Deva)'를 숭배했다. 인드라(Indra)와 같은 전사적 신들은 폭력과 약탈을 정당화하는 존재로 숭앙받았다.
  2. 희생 제의와 하오마: 당시 종교 의례는 수많은 소를 도살하는 피의 희생 제사와, 마황(Ephedra)으로 추정되는 환각성 식물인 하오마(Haoma) 즙을 마시고 도취 상태에 빠지는 것을 포함했다. 이는 전사 집단(Kavis와 Karapans)의 약탈적 생활 방식을 종교적으로 뒷받침했다. 8

자라투스트라는 이러한 관행에 대해 혁명적인 반기를 들었다. 그는 환각에 취한 사제들의 제의를 "분노(Aeshma)의 행위"라고 비난하며, 동물을 학대하고 불필요하게 살생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그의 개혁의 핵심은 **윤리적 전회(Ethical Turn)**였다. 그는 기존의 다이바들을 '거짓된 신'이자 '악마'로 규정하고, 오직 지혜로운 주님인 **'아후라 마즈다(Ahura Mazda)'**만을 숭배해야 한다고 선포했다. 이는 단순히 신의 대상을 바꾼 것이 아니라, 종교의 본질을 '힘의 숭배'에서 '진리(Asha)와 정의의 실천'으로 전환시킨 사상사적 혁명이었다. 9


3. 신학적 구조와 교리 체계: 이원론과 구원론

3.1 아후라 마즈다와 이원론의 역설

조로아스터교는 흔히 세계 최초의 일신교로 불리지만, 그 내면에는 독특한 이원론적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이원론은 신의 본질에 대한 설명이라기보다는 악의 기원(Theodicy)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리적 장치에 가깝다.

3.1.1 쌍둥이 영의 교리 (Yasna 30)

『가타』의 야스나 30장은 조로아스터교 이원론의 핵심을 담고 있다. 자라투스트라는 태초에 두 원초적인 영(Mainyu)이 존재했다고 설명한다.

  • 스펜타 마이뉴(Spenta Mainyu): 성스러운 영, 증익하는 영.
  • 앙그라 마이뉴(Angra Mainyu): 파괴적인 영, 적대적인 영.

이 두 영은 본질적으로 선하거나 악하게 고정된 존재가 아니었다. 그들은 각자의 자유 의지에 따라 스스로의 본성을 선택했다. 스펜타 마이뉴는 '진리(Asha)'와 '생명'을 선택하여 선한 존재가 되었고, 앙그라 마이뉴는 '거짓(Druj)'과 '파괴'를 선택하여 악한 존재가 되었다. 2

이 지점에서 조로아스터교의 독창성이 드러난다. 악은 신(아후라 마즈다)이 창조한 것이 아니라, 피조된 영적 존재의 잘못된 선택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인간 역시 운명의 노예가 아니라, 매 순간 선과 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우주적 투쟁의 능동적 주체가 된다. 학자 W.B. Henning은 이를 두고 "세계가 왜 선하지 않은가에 대한 가장 논리적이고 지적인 답변"이라고 평했다. 11

3.1.2 우주적 이원론의 심화

후대로 갈수록, 특히 사산 왕조의 정통 신학에서는 아후라 마즈다(오르마즈드)와 앙그라 마이뉴(아흐리만)가 직접 대립하는 **우주적 이원론(Cosmic Dualism)**이 강화되었다. 아후라 마즈다는 빛, 생명, 건강, 질서를 창조하고, 아흐리만은 이에 대응하여 어둠, 죽음, 질병, 혼돈, 해로운 동물(Khrafstra)을 창조했다. 8 이 세계는 두 세력이 충돌하는 전장(Battlefield)이며, 물질세계는 아흐리만을 가두어 소멸시키기 위해 설계된 아후라 마즈다의 전략적 공간이다.

3.2 아메샤 스펜타: 신성한 헵타드(Heptad)의 구조

아후라 마즈다는 초월적으로 존재하지만, 동시에 **아메샤 스펜타(Amesha Spentas, 불멸의 성자들)**라는 여섯(혹은 일곱) 존재를 통해 세계에 내재하고 통치한다. 이들은 단순한 천사가 아니라 아후라 마즈다의 속성이자, 물질세계의 각 요소를 수호하는 신격이다. 12

아메샤 스펜타 (Avestan) 의미 관장하는 물질 요소 대립하는 악마 (Daeva)
아후라 마즈다 (Ahura Mazda) 지혜의 주 인간 (사제) 앙그라 마이뉴 (Angra Mainyu)
보후 마나 (Vohu Manah) 선한 마음 가축 (동물) 아카 마나 (Aka Manah, 악한 생각)
아샤 바히슈타 (Asha Vahishta) 최상의 진리 불 (Fire) 인드라 (Indra, 배교/폭력)
크샤트라 바이리아 (Khshathra Vairya) 바람직한 통치/권능 금속/광물 사우르바 (Saurva, 폭정)
스펜타 아르마이티 (Spenta Armaiti) 신성한 헌신 대지 (Earth) 낭하이티아 (Naonhaithya, 불만)
하우르바타트 (Haurvatat) 완전함 물 (Water) 타우리 (Taurvi, 굶주림/부패)
아메레타트 (Ameretat) 불멸 식물 자이리 (Zairi, 갈증/독)

이 구조는 조로아스터교가 윤리적 추상성뿐만 아니라, 자연 세계를 신성하게 여기고 보호해야 한다는 생태학적 신학을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을 오염시키지 않고, 불을 정결하게 유지하며, 대지를 경작하는 것은 곧 신을 섬기는 예배 행위가 된다. 7

3.3 종말론과 구원: 프라쇼케레티(Frashokereti)

조로아스터교의 역사관은 직선적이며 목적론적이다. 역사는 일반적으로 12,000년(또는 9,000년)의 주기로 구분되며, 각 3,000년마다 우주적 드라마가 펼쳐진다.

  • 창조의 시대: 영적 창조(Menog)와 물질적 창조(Getig)가 이루어짐.
  • 혼합의 시대(Gumezishn): 아흐리만이 침입하여 선과 악이 뒤섞인 현재의 상태.
  • 분리의 시대: 악이 패배하고 선과 악이 영원히 분리되는 종말.

이 역사의 끝에 프라쇼케레티(Frashokereti), 즉 '세계의 쇄신' 또는 '완성'이 도래한다. 이때 구세주 **사오슈얀트(Saoshyant)**가 나타나 최후의 전투를 이끌고 죽은 자들을 부활시킨다. 13

3.3.1 킨바트 다리(Chinvat Bridge)와 개별 심판

인간은 죽으면 4일째 되는 날 아침, '킨바트 다리'에서 개별 심판을 받는다. 의인의 영혼에게 이 다리는 넓고 평탄해지며, 아름다운 처녀(자신의 선한 행위의 형상, Daena)의 인도를 받아 '노래의 집(Garonmana, 천국)'으로 들어간다. 반면 악인의 영혼에게 다리는 면도날처럼 좁아져, 그들은 '거짓의 집(Drujo Demana, 지옥)'이라는 차갑고 악취 나는 심연으로 추락한다. 14

3.3.2 최후의 심판과 보편 구원

마지막 날, 모든 죽은 자가 부활하여 용광로와 같은 금속의 강을 건너는 시련(Ordeal)을 겪는다. 의인에게 이 강물은 따뜻한 우유처럼 느껴지지만, 악인에게는 뼈를 녹이는 고통이 된다. 그러나 조로아스터교의 지옥은 영원한 형벌의 장소가 아니라 정화의 장소이다. 결국 악인들조차 정화되어 구원을 얻으며, 아흐리만과 악마들만이 무(無)로 돌아가거나 무력화된다. 이는 악의 완전한 소멸과 모든 피조물의 구원(Universal Salvation)을 지향하는 긍정적 종말론이다. 12


4. 제국의 종교: 아케메네스 왕조와 조로아스터교의 전개

4.1 키루스 대제: 관용의 정치와 신학적 모호성

아케메네스 왕조의 창시자 키루스 2세(Cyrus the Great, r. 550-530 BCE)는 성서(이사야 45장)에서 '기름 부음 받은 자(Messiah)'로 칭송받는 유일한 이방인 군주이다. 그는 바빌론을 정복한 후 유대인을 포함한 피정복민들을 본토로 귀환시키고 신전 재건을 허용했다. 16

'키루스 원통(Cyrus Cylinder)'에서 그는 바빌론의 주신 마르두크(Marduk)가 자신을 선택했다고 선언한다. 비문에는 아후라 마즈다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 학자들은 이를 두고 키루스가 조로아스터교도가 아니었을 가능성, 혹은 그가 조로아스터교의 핵심 교리인 '진리는 강요될 수 없다'는 원칙을 따르며 피정복민의 종교 언어로 소통한 고도의 정치적 행위였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17 그러나 그의 무덤인 파사르가다에(Pasargadae)의 구조나 딸의 이름(Atossa, Hutaosa) 등은 그가 조로아스터교적 배경을 가지고 있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4.2 다리우스 1세와 베히스툰 비문: "아후라 마즈다의 뜻으로"

다리우스 1세(Darius I)에 이르러 조로아스터교는 명확한 제국 이데올로기로 부상한다. 그는 베히스툰 비문(Behistun Inscription)에서 자신의 왕권이 전적으로 **"아후라 마즈다의 은총(Vashna Auramazdaha)"**에 의한 것임을 60회 이상 강조한다. 18

다리우스는 반란군을 "거짓(Drauga, 아베스타어 Druj)을 따르는 자"로, 자신을 "진리(Arta, 아베스타어 Asha)를 수호하는 자"로 묘사했다. 이는 조로아스터교의 핵심인 Asha와 Druj의 대립 구도를 정치적 정당성 확보에 활용한 것이다. 비록 자라투스트라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으나, '아후라 마즈다'를 유일한 최고의 신으로 격상시키고 '다른 신들(Baga)'을 그 아래 종속시킨 것은 초기 조로아스터교의 일신교적 경향을 반영한다. 19

4.3 크세르크세스 1세의 '다이바 비문(Daiva Inscription)': 종교적 숙청인가?

크세르크세스 1세(Xerxes I)의 '다이바 비문(XPh)'은 아케메네스 시대의 종교 정책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쟁점이다. 그는 비문에서 "다이바들이 숭배되던 곳을 파괴하고, 그곳에서 아후라 마즈다를 숭배하도록 명했다"고 기록했다. 20

19세기 학자들은 이를 조로아스터교의 적대적인 신들(Daevas, 힌두교의 데바)에 대한 종교적 탄압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현대 학계(예: Kuhrt, Sherwin-White)는 이를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 즉 바빌론의 반란 진압 후 마르두크 신전 파괴나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파괴와 관련된 정치적 수사로 재해석한다. '다이바'라는 용어는 특정 이교 신을 지칭하기보다, 왕권에 저항하는 반란 지역의 수호신을 '악마화'하여 정치적 질서를 회복하려는 제국적 용어였다. 이는 조로아스터교의 교리가 제국의 통합을 위한 강력한 정치 도구로 기능했음을 보여준다. 22

4.4 아르타크세르크세스 2세: 삼위일체의 등장과 혼합주의

기원전 4세기, 아르타크세르크세스 2세(Artaxerxes II)의 비문에서 중대한 신학적 변화가 발견된다. 그는 아후라 마즈다와 함께 **미트라(Mithra)**와 **아나히타(Anahita)**에게 제국의 보호를 기원했다. 23

  • 미트라: 계약과 태양의 신. 인도-이란 공통 시대부터 존재했으나 자라투스트라에 의해 중요도가 낮아졌던 신이 다시 부활했다.
  • 아나히타: 물과 풍요의 여신. 메소포타미아의 이슈타르(Ishtar) 신앙과 융합되어 제국 전역에 신상(Statue) 숭배가 도입되었다.

베로수스(Berosus)는 아르타크세르크세스 2세가 처음으로 아나히타의 신상을 세우게 했다고 기록하는데, 이는 본래 우상 숭배를 배격했던 초기 조로아스터교와는 다른, 대중적이고 혼합주의적인(Syncretic) 형태의 조로아스터교가 정착되었음을 의미한다. 25


5. 사산 제국과 정통의 확립: 카르티르와 주르반주의

5.1 대사제 카르티르(Kartir)와 배타적 정통주의

사산 왕조(224-651 CE)는 아케메네스 왕조보다 훨씬 더 강력한 종교 국가였다. 그 중심에는 대사제 카르티르(Kartir)가 있었다. 그는 샤푸르 1세부터 네 명의 왕을 섬기며 조로아스터교를 중앙집권화된 국교로 만들었다. 27

카르티르의 비문(Naqsh-e Rajab 등)은 그가 제국 내의 유대인, 기독교인(Nasraye), 불교도(Shaman), 힌두교도(Brahman), 만다야교도, 그리고 마니교도(Zandiks)를 "타격(Zad)"하고 그들의 신전을 파괴했음을 자랑스럽게 기록한다. 28 그는 구전되던 아베스타를 정경화하고, 이단 심문과 같은 종교 재판 기능을 수행했다. 이는 조로아스터교가 관용적인 고대 종교에서 벗어나 배타적 정통(Orthodoxy)을 강요하는 정치적 기구로 변질되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이다. 29

5.2 주르반주의(Zurvanism) 이단: 시간의 신학

사산 시대에는 '주르반주의'라는 독특한 신학적 흐름이 유행했다. 이는 아후라 마즈다와 아흐리만의 이원론적 대립이 논리적으로 '제3의 원인'을 필요로 한다는 철학적 고민에서 출발했다. 주르반주의는 **주르반(Zurvan, 무한한 시간)**을 만물의 근원적인 아버지로 설정했다. 30

신화에 따르면, 주르반이 아들을 얻기 위해 천 년간 제사를 드렸으나 잠시 의심을 품는 순간, 그 의심에서 아흐리만이, 제사의 공덕에서 아후라 마즈다가 잉태되었다. 주르반은 먼저 태어나는 자에게 왕권을 주겠다고 서약했는데, 이를 안 아흐리만이 모태를 찢고 먼저 나와 9,000년 동안의 제한적 통치권을 얻게 되었다. 31

이 교리는 악의 기원을 설명하고 일원론적 통일성을 부여하려 했으나, 아후라 마즈다를 피조물로 격하시키고 인간의 운명이 별과 시간에 의해 결정된다는 숙명론(Fatalism)을 낳았다. 32 사산 왕실의 일부가 이를 지지했으나, 이슬람 정복 이후 정통파에 의해 이단으로 규정되어 소멸했다.


6. 고대 근동 및 성서적 영향: 유대교와 기독교의 형성

조로아스터교의 역사적 가치는 그것이 아브라함 계통 종교에 미친 심대한 영향에 있다. 바빌론 유수(Babylonian Exile) 이후 2세기 동안 페르시아의 통치를 받으며, 유대교는 페르시아의 종교 사상을 흡수하여 제2성전기 신학을 혁신적으로 발전시켰다. 33

6.1 신정론과 악마론의 진화: 사탄의 탄생

포로기 이전의 히브리 성서에서 '사탄(ha-Satan)'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적대자' 혹은 '검사'를 뜻하는 일반명사였다. 욥기에서 사탄은 신의 궁정에서 신의 허락 하에 인간을 시험하는 종속적 존재였다. 그러나 페르시아 시기를 거치며, 사탄은 신과 대립하는 독자적인 악의 세력, 즉 조로아스터교의 **앙그라 마이뉴(아흐리만)**와 유사한 존재로 진화했다.

역대기상 21장 1절("사탄이 일어나 이스라엘을 대적하고...")에서 사탄은 관사 없이 고유명사로 사용되며, 신의 명령 없이 독자적으로 악을 행하는 주체로 등장한다. 35 쿰란 공동체의 『사해 사본』에 나타나는 '빛의 아들들'과 '어둠의 아들들'의 대립, 진리의 영과 거짓의 영의 투쟁은 조로아스터교의 윤리적 이원론이 유대교 내 종파적 이원론으로 토착화된 대표적 사례이다. 37

특히 외경 『토빗기(Book of Tobit)』에 등장하는 악마 **아스모데우스(Asmodeus)**는 언어학적으로 조로아스터교의 분노의 악마 **아에슈마 다이바(Aeshma Daeva)**에서 유래했다. 38 아에슈마는 '피 묻은 곤봉'을 든 악마로 묘사되는데, 토빗기에서 아스모데우스는 사라의 결혼을 방해하고 남편들을 죽이는 욕망과 파괴의 악마로 등장한다. 이는 페르시아의 악마론이 유대 민속 신앙에 깊이 침투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이다.

6.2 부활과 내세관의 혁명: 다니엘서 12장

포로기 이전 이스라엘인들은 죽으면 '셰올(Sheol)'이라는 음울한 지하 세계로 갈 뿐, 개인적인 부활이나 심판, 천국과 지옥의 개념이 희박했다. 그러나 페르시아 시기 이후 기록된 다니엘서 12장 2절은 구약 성경에서 가장 명확하게 육체적 부활을 선포한다.

"땅의 티끌 가운데서 자는 자 중에서 많은 사람이 깨어나 영생을 받는 자도 있겠고 수치를 당하여서 영원히 부끄러움을 당할 자도 있을 것이며..." (다니엘 12:2)

학자들은 이 구절이 조로아스터교의 프라쇼케레티(Frashokereti) 사상, 즉 역사의 끝에 죽은 자들이 부활하여 최후의 심판을 받고 영생을 얻는다는 교리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40 이 부활 신앙은 유대교 내에서 사두개파(부활 부정)와 바리새파(부활 인정)의 갈등을 유발했으며, 예수 당시에는 바리새파의 견해가 주류가 되어 기독교 부활 신앙의 토대가 되었다. 42

6.3 메시아 사상과 처녀 탄생: 사오슈얀트의 그림자

조로아스터교의 구세주 사오슈얀트(Saoshyant) 사상은 유대-기독교 메시아론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전설에 따르면, 자라투스트라의 씨앗은 칸사오야 호수(Lake Kansaoya)에 보존되어 있으며, 종말의 때에 처녀가 이 호수에서 목욕을 하다가 잉태하여 구세주를 낳는다. 13 이 사오슈얀트는 악을 물리치고 죽은 자를 부활시키며 세상을 쇄신한다.

이는 이사야 7장 14절의 '임마누엘 예언'이나 신약의 동정녀 탄생 교리와 병행된다. 특히 마태복음 2장의 **동방 박사(Magi)**는 헬라어 원문에서 'Magoi'로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 사제 계급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초기 기독교 저자들은 예수의 탄생을 동방의 고대 지혜(조로아스터교)가 경배하고 인정한 사건으로 묘사함으로써, 예수가 유대인을 넘어선 우주적 구세주임을 강조하려 했다. 45

6.4 언어적 흔적: 히브리 성서 속의 페르시아어

성서에 사용된 페르시아 차용어들은 당시의 문화적 영향을 증명한다.

  • Dat (히브리어: דָּת): '법' 또는 '칙령'을 의미하며, 에스더서와 다니엘서에서 왕의 법을 지칭할 때 쓰인다. 이는 페르시아의 법치주의적 행정 체계가 유대교의 율법 개념(Halakhah) 형성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46
  • Pardes (히브리어: פַּרְדֵּס): 본래 '담으로 둘러싸인 정원'을 뜻하는 페르시아어 'Pairi-daeza'에서 유래했다. 이는 헬라어 'Paradeisos'를 거쳐 영어 'Paradise(낙원)'가 되었으며, 유대교에서는 신비주의적 낙원이나 천국을 의미하는 단어로 발전했다.
  • Raz (아람어/히브리어: רָז): '비밀'을 뜻하는 단어로, 다니엘서에서 신적 계시나 종말론적 비밀을 지칭할 때 사용된다. 이는 후대 유대 신비주의(Kabbalah)의 핵심 용어가 되었다. 47